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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 델핀 쿨랭(Welcome, Samba by Delphine Coulin)

 


웰컴, 삼바 | 델핀 쿨랭 

속인주의와 속지주의, 그리고 국적과 이주의 문제

속인주의와 속지주의는 국가가 개인의 국적을 정하는 기준에 관한 개념입니다. 말 그대로 속인주의사람을 기준으로, 즉 부모의 국적에 따라 국적을 부여하는 제도이고, 속지주의땅을 기준으로, 즉 출생한 장소에 따라 국적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속지주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어서 부모의 국적과 관계없이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아이는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받습니다. 이와 같은 속지주의 국가로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등 영미법계 국가들, 그리고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들이 있습니다.

반면, 속인주의를 따르는 국가는 출생지가 어디든 부모의 국적을 따라 자녀의 국적이 결정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대한민국, 일본, 중국, 대만,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이 있으며, 대체로 대륙법계 국가들이 이러한 원칙을 따릅니다.

법체계는 크게 영미법(Common Law)과 대륙법(Civil Law)으로 나뉘지만, 실제 각국의 법률은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서로의 요소가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국적법의 차이는 이주민들에게 현실적으로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룬 책 '웰컴, 삼바' 에서는 국적과 삶의 터전 간의 괴리가 가져오는 고통이 잘 드러납니다.

이 책의 주인공 삼바 시세는 한때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말리 출신으로, 모국의 극심한 빈곤을 견디지 못하고 더 나은 삶을 찾아 프랑스로 건너온 인물입니다. 프랑스는 과거 식민지를 넓히기 위해 영국을 포함한 여러 제국주의 국가들과 경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영국과 프랑스의 손에 이리저리 갈라지고 찢기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책에는 삼바 외에도 다양한 이주민의 사연이 등장합니다. 그 중 하나는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청년 이야기입니다. 그의 부모는 생계를 위해 이란으로 이주했고, 이 청년은 이란에서 태어났지만, 속인주의를 따르는 이란의 국적법에 따라 부모와 같은 아프가니스탄 국적을 가지게 됩니다.

그는 자라면서 이란에서만 살았고, 이란의 언어와 문화 속에서 성장했으며, 아프가니스탄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생계를 위해 그리스를 거쳐 프랑스까지 이주하게 되고, 결국 불법 체류로 인해 추방 조치를 받게 됩니다.

프랑스 당국은 그를 먼저 입국 경로인 그리스로 돌려보내고, 그리스에서는 국적국인 아프가니스탄으로 송환해야만 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자신이 알지도, 가본 적도 없고, 심지어 전쟁 중이던 아프가니스탄으로 강제 송환될 처지가 되었던 것이죠.

그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을 겁니다. 그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디에도 둘 수 없는, 말 그대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국적법, 이념, 제도의 경계에 가로막혀 한 사람의 삶과 정신이 얼마나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The novel Welcome, Samba by Delphine Coulin delves into the complexities of nationality laws and their profound impact on immigrants' lives. It highlights the challenges faced by individuals navigating between jus soli (right of the soil) and jus sanguinis (right of blood) 

Understanding Jus Soli and Jus Sanguinis

  • Jus Soli: This principle grants citizenship to individuals born within a country's territory, regardless of parental nationality. Countries practicing unrestricted jus soli include the United States, Canada, Mexico, Brazil, and Argentina.

  • Jus Sanguinis: Under this system, citizenship is determined by the nationality of one's parents, irrespective of birthplace. Nations like France, Germany, Japan, and South Korea follow this approach.

In Welcome, Samba, the protagonist, Samba Cissé, hails from Mali, a former French colony. Facing economic hardships, he migrates to France seeking better opportunities. Despite his long-term residence and integration into French society, Samba confronts bureaucratic obstacles due to his immigration status, reflecting the stringent application of jus sanguinis in France.

Another poignant narrative in the book involves a young man born in Iran to Afghan refugee parents. Iran's adherence to jus sanguinis means he inherits Afghan nationality, despite never having set foot in Afghanistan. When he attempts to settle in France, he faces deportation, illustrating the dissonance between one's lived identity and legal nationality.

These stories underscore the emotional and psychological toll exacted by rigid nationality laws, especially on individuals who, through no fault of their own, find themselves stateless or marginalized. The novel invites readers to reflect on the human consequences of legal frameworks and the importance of empathy in policy-making.

If you're interested in exploring this topic further, consider reading Welcome, Samba to gain deeper insights into the lived experiences of immigrants navigating complex nationality la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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