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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꽃 | 김영하(Black Flower, A Novel by Kim Young-ha)


검은꽃

김영하 장편소설

김영하의 소설 검은 꽃은 1905년 대한제국 말기, 나라의 운명이 흔들리던 격동의 시기를 배경으로,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에네켄 농장으로 이민을 떠난 1,033명의 조선인들이 겪은 고단한 삶과 비극적인 운명을 실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땅에서 겪은 노동 착취와 차별, 낯선 문화와의 충돌, 그리고 결국 뿌리 내리게 되는 삶의 여정을 그려낸 역사 소설입니다. 

김영하의 대부분의 이야기는 감각적이어서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재미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주로 동시대인의 개인적인 경험과 내면 풍경을 탐구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검은꽃’은 그의 작품 세계에서 뚜렷한 역사적인 배경과 집단적인 서사를 다룬 예외적인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1902년 12월 22일, 101명의 한인을 태운 최초의 이민선이 인천을 출발해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하면서 한인 이민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1905년, 일본의 제지로 미국으로의 한인 이민이 중단되기 전까지 총 7,226명의 한인들이 하와이에 정착하게 됩니다.

한편, 19세기 말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에네켄 산업은 세계적인 호황을 맞았으나, 심각한 노동력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계 멕시코인 사업가들과 일본의 인력 송출 회사가 협력하여 조선인 이민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1905년 4월 4일, 1,033명의 조선인을 태운 영국 상선 '일포드호(Ilford)'가 인천을 떠나 멕시코로 향하며, 멕시코 한인 이민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이들은 유카탄 반도 메리다 지역의 에네켄 농장에서 계약 노동자로 고용되었고, 4년 동안 고된 노동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더운 기후와 날카로운 에네켄 잎을 다루는 육체적 고통은 물론, 임금 체불과 질병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많은 이들은 조국으로의 귀환을 희망했지만, 당시 조선은 이미 망국의 길에 들어섰고, 일본에 의해 국권을 상실한 상황이었습니다. 국적 없는 존재가 된 이들은 돌아갈 길이 막힌 채, 결국 멕시코에 정착하게 됩니다. 일부는 다른 지역으로 흩어졌지만, 상당수는 메리다를 중심으로 한인 공동체를 형성하게 됩니다.

1909년 5월 12일, 에네켄 농장에서의 4년 계약 노동을 마친 한인들은 ‘메리다 지방회’를 결성하였고, 이는 한인들의 단결과 민족 정체성 유지를 위한 조직으로 기능하였습니다. 나아가 조국 독립운동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이 시기, 이근영(李根永)이라는 인물이 메리다 지방회의 회장을 맡아 멕시코 한인 사회의 중심적인 지도자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국민회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조직을 강화하고, 숭무학교를 설립해 군인을 양성하는 등 독립운동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메리다 한인회’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언제 처음 등장했는지, 초대 회장이 누구였는지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근영은 초기 멕시코 한인 사회의 핵심 인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Black Flower
A Novel by Kim Young-ha

Kim Young-ha’s novel Black Flower is a historical fiction based on true events, set during the turbulent final years of the Korean Empire in 1905, a time when the nation's fate was precariously uncertain. The novel follows the harrowing journey of 1,033 Koreans who emigrated to the henequen plantations of the Yucatán Peninsula in Mexico. It portrays their experiences of labor exploitation, racial discrimination, and cultural conflict in a foreign land, as well as their eventual settlement and the forging of new lives in unfamiliar soil.

Kim Young-ha’s literary style is typically sensory and captivating, often exploring the inner landscapes and personal experiences of contemporary individuals. However, Black Flower stands out as a notable exception in his body of work, distinguished by its solid historical backdrop and focus on collective narrative rather than individual introspection.

The history of Korean immigration began on December 22, 1902, when the first immigrant ship carrying 101 Koreans departed Incheon and arrived in Honolulu, Hawaii, on January 13, 1903. Before Japanese interference halted Korean immigration to the U.S. in 1905, a total of 7,226 Koreans had settled in Hawaii.

Meanwhile, in the late 19th century, Mexico’s henequen industry in the Yucatán Peninsula experienced a global boom but faced a severe labor shortage. To resolve this issue, British-Mexican entrepreneurs and Japanese labor recruitment companies collaborated to promote Korean emigration.

On April 4, 1905, the British merchant ship Ilford departed Incheon carrying 1,033 Koreans bound for Mexico, marking the beginning of Korean immigration to the country. These emigrants were hired as contract laborers for henequen plantations around Mérida, where they endured four years of grueling work under harsh conditions. They suffered from the hot and humid climate, physical strain from cutting the sharp henequen leaves, delayed wages, and frequent illnesses.

At the end of their contracts, many hoped to return home. However, by that time, Korea had already lost its sovereignty to Japan, leaving them stateless and with no way to return. As a result, they settled in Mexico, with many forming a Korean community centered in Mérida, although some dispersed to other regions.

On May 12, 1909, after completing their four-year contracts, a group of Koreans established the Mérida Regional Association, aimed at promoting unity and preserving their national identity. The organization also played a role in supporting Korea’s independence movement.

During this period, a man named Lee Keun-young, served as the association's president and emerged as a key leader of the Korean community in Mexico. He maintained contact with the Korean National Association in the United States, worked to strengthen the local organization, and founded the Soongmu School to train future soldiers for the independence movement.

Although it remains unclear exactly when the name "Mérida Korean Association" was officially adopted or who its first president was, Lee Keun-young is widely recognized as a central figure in the early Korean diaspora community in Mex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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