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아프리카
저자: 김영희
이경실 씨가 도루묵여사 시절 자주 외치던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 그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방송 중 출연자가 연출자를 농담의 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현재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흔히 사용하는 연출 방식, 즉 연출진이 화면에 등장하거나 위트 있는 자막을 넣는 등의 기법을 거의 처음으로 시도한 분이 바로 김영희 PD입니다. 그는 일밤의 한 코너였던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이경규가 간다, 칭찬합시다, 21세기 위원회, 전파견문록, !느낌표 등을 연출하며,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회적인 반향까지 이끌어낸 시대 최고의 예능 프로듀서라 할 수 있습니다.
2005년에는 방송 역사상 초고속 승진을 하며 최연소 국장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2007년에는 MBC PD협회장을, 2008년부터는 제22대 한국 PD연합회 회장직을 맡아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그는 다시 한번 예능 프로그램 연출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자 아프리카로 떠났습니다.
그가 직접 발로 뛰며 아프리카 대륙의 약 10개국을 여행하고 기록한 헉! 아프리카는, ‘헉!’ 하고 놀랄 만큼 신비로운 여행이자, ‘HUG’하고 싶은 따뜻한 아프리카를 담은 지극히 개인적인 여행기입니다. 때로는 아프리카의 처참한 현실에 마음 아파하고, 때로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는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고백이라는 소제목으로 여행기를 마무리하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책에 삽입된 삽화를 그가 직접 그렸다는 점입니다. 어쩜 이렇게 그림 실력까지 뛰어나신 걸까요!
나는 내가 아프리카에 간 이유를 아직도 잘 모른다. 나를 그토록 뜨겁게 달구었던 아프리카의 검은 생명력도, 내 안의 꿈틀거림도, 흐르는 세월을 따라 점점 아스라히 사라져가고 있다. 거리에서 장관을 이루며 걷던 사람들, 시장통에서 바글대며 몰려다니던 사람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려고 아귀다툼하던 사람들… 처음 내 머리를 강타했던 이 검은 사람들의 강렬한 모습들도 아프리카의 다른 풍경들과 함께 기억속에서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지? 확실히 알것같았던 아프리카의 의미가 희미해져갈수록 아프리카는 점점 아득한 그리움으로 다가오고 있으니! I miss Africa! 나는 지금 아프리카를 그리워하고 있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프리카를 그리워하고 있는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는 알수없는 그리움을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그 그리움을 따라 아프리카의 뜨거운 태양아래 흙먼지 날리는 붉은길을 걷고 있겠지!
2009 년 여름, 아프리카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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