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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2018)


보헤미안 랩소디
감독: 브라이언 싱어

'랩소디 인 블루'가 아니라, '보헤미안 랩소디'.

'보헤미안 랩소디'를 떠올릴 때면 언제나 조지 거슈윈의 Rhapsody in Blue도 함께 생각납니다. 하나는 록이고, 다른 하나는 클래식이죠.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이 유명하지만, 일반적으로 '헝가리 랩소디'라고 부르지 않고 '헝가리 광시곡'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거슈윈의 Rhapsody in Blue는 '블루지한 광시곡' 같은 표현 없이 그냥 '랩소디 인 블루'라고 부르죠. 이쯤 되면 "그럼 광시곡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랩소디(Rhapsody)는 악곡의 형식 중 하나이다. 광시곡(狂詩曲)이라고도 한다.
이 말의 본뜻은 서사시의 한 부분이라는 뜻이나, 음악용어로서의 랩소디는 주로 서사적·영웅적·민족적 성격을 갖는 환상적인 자유로운 기악곡을 의미한다."

위의 내용은 위키백과에서 가져온 정의입니다. 한자로 풀이하면 '미친 시(詩)의 노래'라니, 이 또한 독특한 표현이네요.

오랜 시간 동안 중국을 통해 유입되었거나, 혹은 일본 식민지 시대를 거쳐 들어온 서양 문명 속 단어들은 본래 의미와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설하고...

전설적인 록 그룹 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솔직히 조금 아쉬웠습니다. 프레디 머큐리 역을 맡은 라미 말렉이 최선을 다한 것은 느껴졌지만, 프레디의 강렬한 카리스마를 완벽히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퀸을 보고 자란 세대 입장에서는 "과연 프레디를 연기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또한, 영화 속에서 퀸의 다른 멤버들이 지나치게 평범하게 그려진 점도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각 멤버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었는데, 그런 식으로 표현된 것이 아쉬웠습니다.

퀸의 음악과 함께 성장한 세대에게 프레디 머큐리는 그야말로 경외의 대상이었습니다. 그의 무대는 입이 절로 벌어질 만큼 압도적이었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었죠. 특히 영화의 첫 장면이자 마지막 장면인 웸블리 스타디움 콘서트 장면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를 영화적으로 재현한 연출은 매우 훌륭했고,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해서 들었던 생각은,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의 인터뷰가 영화 제작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영화의 흐름이 다소 단편적으로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전형적인 스테레오타입의 구조였달까요? 차라리 제목을 프레디 머큐리의 일생 정도로 지었더라면 더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프레디에 의한, 프레디를 위한, 프레디의 영화였습니다.

오랜만에 퀸의 명곡들을 다시 들을 수 있어서 반가웠지만, 다시금 느낀 것은 동시대를 살았던 유명 인물을 영화화하는 것이 참 어렵다는 점입니다. 특히 그 인물이 전설적인 존재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오히려 아무도 본 적 없고, 기억하지 못하는 인물의 이야기를 영화화하는 것이 훨씬 부담이 적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문득 떠올랐습니다. 2~3년 전쯤, 한국에서 쎄시봉이 다시 주목받으며 방송가를 휩쓸었을 때, 이를 바탕으로 영화 '쎄시봉' 이 제작되었습니다. 제작진은 이 영화에 대해 기대를 걸었겠지만,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죠. 최종 누적 관객 수는 158만 8,067명. 사실상 흥행 실패였습니다. 혹자는 한효주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1세기 한국에서는 천만 관객을 넘는 영화가 이제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사는 흥행에 대한 감이 많이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애초에 감이 없었거나요.


Bohemian Rhapsody
Director: Bryan Singer

Not Rhapsody in Blue, but Bohemian Rhapsody.

Whenever I think of Bohemian Rhapsody, I also think of George Gershwin’s Rhapsody in Blue. One is rock, the other is classical. Franz Liszt’s Hungarian Rhapsody is well known, but people generally refer to it as Hungarian Rhapsody rather than Hungarian Fantasia. However, Gershwin’s Rhapsody in Blue has no such alternative name like "bluesy fantasia"; it is simply called Rhapsody in Blue. At this point, one might wonder, “Then what exactly is a rhapsody?”

"A rhapsody is a musical form. It is also called a 'fantasia' (狂詩曲 in Chinese characters).
The original meaning of the word refers to a segment of an epic poem, but in musical terms, a rhapsody is a free-form instrumental piece that often has an epic, heroic, or folkloric character."

The passage above is from Wikipedia. The Chinese characters translate roughly to "a song of a mad poem"—an interesting phrase indeed.

Many Western terms that entered the Korean language, whether through Chinese influence or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have taken on slightly different meanings than their original intent.

But I digress...

The movie Bohemian Rhapsody, which tells the story of the legendary rock band Queen, was... just okay. Rami Malek, who played Freddie Mercury, certainly gave his all, but he seemed overwhelmed by the challenge of capturing Freddie’s immense charisma. For those who grew up watching Queen, the question arises: Is it even possible to act as Freddie Mercury? Furthermore, the way the film depicted the other band members felt somewhat dismissive, reducing them to mere background characters. Considering how popular and influential each member of Queen was, this portrayal felt a bit disappointing.

For those who grew up listening to Queen, Freddie Mercury’s stage presence was truly awe-inspiring—there are no words to describe just how incredible he was. The opening and closing scene of the film, which recreated the legendary Live Aid performance at Wembley Stadium, was breathtaking. That moment remains one of the most iconic performances in music history, and many people around the world still remember it vividly. The film’s effort to faithfully recreate that scene was impressive, and the attention to detail was evident.

But that was it. Throughout the movie, I kept thinking about how Brian May’s interviews played a significant role in shaping the film’s narrative. Perhaps because of this, the story felt somewhat fragmented. It followed a very stereotypical structure. The title might as well have been The Life of Freddie Mercury, as the film ultimately revolved entirely around him. As I mentioned earlier, this was Freddie’s movie, by Freddie, for Freddie.

It was great to revisit Queen’s legendary songs, but once again, I realized how difficult it is to make a biographical film about someone from the same era. The more famous they are, the harder it becomes. It might be much easier to make a movie about someone who no one has seen or remembers.

This also reminded me of something. A couple of years ago, when C’est Si Bon was experiencing a resurgence in popularity on Korean television, a movie titled C’est Si Bon was released. The producers might have thought people would be interested in it, but in reality, the film failed to gain much traction. The total box office count was 1,588,067 viewers—a clear failure. Some blamed Han Hyo-joo for this, but I don’t think that was the real issue.

In 21st-century Korea, it has become common for blockbuster films to surpass ten million viewers. However, the production company behind C’est Si Bon seemed completely out of touch with audience expectations. Or maybe, they never had a good sense of the market in the first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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