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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천년의 금서

저자: 김진명

2009.07.20 (월) 오후 5:04 에 세계일보에 올라온 김진명씨의 ‘천년의 금서’에 관한 기사.

소설가 김진명(52)씨가 최근 펴낸 장편소설 ‘천년의 금서’(새움)는 우리 고대사에 관한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흔히 우리 민족이 5000년 역사를 자랑한다고 하지만 신라 고구려 백제 이전의 3000년은 신화로 치부되어 희미하게 기술되어 있는 것이 국사 교과서의 현실이다. 절대적인 사료 부족이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김진명은 우리 민족이 이미 고조선 이전에 별자리의 운행과 조수의 움직임을 과학적으로 관측할 정도의 문명을 지녔던 ‘한’(韓)이라는 고대국가의 주인이었다고 주장한다. 중국 춘추시대의 한나라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앞선 기원전 16세기 무렵부터 우리 민족이 중원의 오른쪽 동북중국과 한반도에 걸친, 중국과 대등한 정도의 영토를 거느린 ‘한’이라는 나라를 꾸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대한민국’(大韓民國)의 ‘한’(韓)은 일본 사학자들이 한반도 남부의 작은 부족단위로 격하해버린 삼한(三韓)의 ‘한’이 아니라, 바로 시경에 나오는 한후(韓侯)의 나라, 찬란한 고대문명을 꽃피웠던 우리 민족의 ‘한’을 이어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1994년 첫선을 보여 지금까지 500만부 넘게 팔려나간 초대형 베스트셀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래 한반도의 역사와 운명에 대한 소설을 연달아 집필해온 그를 만나, ‘잃어버린 3000년’을 다시 찾았다고 소설에서 주장한 내용들이 어디까지 사실(史實)인지 들어보았다.

-주인공 여교수 한은원이 주장하는 내용들은 실제 자료에 근거한 역사적 사실인가?

“비록 소설이라는 틀을 빌리기는 했지만 우리 민족의 고대국가 ‘한’이 존재했다는 건 과학적 검증과 중요한 자료들을 통해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 기원전 7세기 무렵 편찬된 사서삼경 중 한 권인 ‘시경’에서 우리의 조상 한후(韓侯)라는 왕을 찾아낼 수 있었고, 이 한후를 분명 우리의 조상이라고 확인한 후한시대 대표학자 왕부(王符)의 ‘잠부론’(潛夫論)과도 만날 수 있었다. 또 제도권 사학계에서 위작으로 치부하는 ‘단군세기’의 기록 중 별자리의 운행에 관한 ‘오성취루’(五星聚婁)와 조수의 움직임과 관련된 ‘남해조수퇴삼척’(南海潮水退三倜)의 내용을 전 서울대 천문학과 박창범 교수가 과학적 실험을 통해 검증해본 결과 거의 오차가 없는 사실로 드러났다. 뻥 뚫린 상태로 있던 우리의 고대사에 고조선보다 훨씬 이전에 존재한 나라의 확고부동한 실체가 등장한 것이다.”

-어떻게 이러한 사실에 접하게 됐는가?

“어릴 때부터 역사를 좋아했는데 신라 백제 고구려 이전의 3000년은 기록도 없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어 늘 갑갑했다. 3000년을 단군신화 한 조각으로 설명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신화에서조차 환웅이 곰과 결혼해서 고조선을 만들었다는 거밖에는 건질 것도 없었다. 작가가 된 뒤 또 하나 의문이 생긴 건 우리를 왜 한국인이라 부르는지, 한(韓)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한을 먼저 추적하게 된 것이다. 한(韓)씨들에게 물어보곤 했는데 좀 배웠다는 한씨들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한나라 한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거기에서 출발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두 가지 의문점을 늘 품고 있다가 10여년 전부터 자료조사와 함께 소설 구상에 착수했다.”

-국사학계에서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단국대 박물관장을 지낸 윤내현 교수가 이미 ‘시경’의 ‘한후’라는 인물이 한국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설파한 적이 있고, 서울대 신용하 교수는 한후와 왕부를 연결시켜서 ‘한씨조선’이라는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이라는 말이 처음 나온 건 기원전 3세기 경이고, 한후는 기원전 9세기에 나오니 나라 이름은 그냥 ‘한’이라고 해야 한다. 한이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나중에 ‘조선’이라는 국명으로 바뀌었다고 본다. 지금까지 제도권 학계에서 이분들 말고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명성황후가 능욕을 당하고 시해됐다는 보고서를 찾아내 소설을 썼을 때도, 광개토대왕비의 안 보이는 세 글자를 찾아냈을 때도 반응이 없었다. 이번만큼은 내 주장이 맞는지 틀리는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번마저 모른 척 지나간다면 그것은 직무유기의 차원을 넘어서는 엄중한 과오다.”

-네티즌들 사이에는 지나친 민족주의 성향으로 우리 역사가 거대하고 찬란했다는 식의 자기만족을 풀어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제대로 등단 절차도 밟지 않은 작가가 불쑥 나타나 쓴 첫 작품이 몇 백만 부가 팔리는 현상이 상당히 많은 비난과 저항을 불러왔다고 본다. 내 책을 잘 읽어보면 어느 것 하나도 과대망상적 민족주의는 없다. 나는 확실한 근거가 없으면 소설로 쓰지 않는다. 가장 저주스러운 일본에 대해 쓸 때도 선의의 일본인들과 함께 우익의 논리를 깨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된다고 썼다.”

-소설 주인공은 결말부에 이르러 ‘잃어버린 한(韓)의 역사를 되찾고 고조선의 역사를 되찾을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한겨레가 되어 통일을 이루어낼 것’이라고 역설한다. 덧붙일 말은 없는가?

“경주박물관에 가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고대국가 탄생 시기를 기원전 40년 무렵으로 잡고 있다. 이 무렵 삼국이 신라, 고구려, 백제 순으로 생겨났다고 일본인 학자들이 철골을 세우고 국내 학자들이 콘크리트를 친 결과다. 나라의 힘이 경제에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천년의 금서’가 잃어버린 고대사를 되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조용호 선임기자 jhoy@segye.com

출처: 세계일보

어떠신가요?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과 같은 위대한 문학이 탄생할 만한 포부와 기상이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김진명 작가의 최신작이 보여준 현실은 너무나 초라하여 슬플 뿐입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며 이를 증명해 보일 수 있다면, 이는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고대사를 다시 정리할 만한 충분한 근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후, 천년의 금서는 이야기의 전개나 서술 방식이 마치 무협지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내용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무협지의 가장 큰 미덕인 재미와 감동조차도 이 소설에서는 그 빛을 잃어버렸습니다. 마치 미지근한 양잿물에 삶다만 걸레처럼 색이 바래지고 말았습니다.

무려 10년 동안 관련 자료를 모으고 준비한 결과가 이 정도에 그친다면, 제도권 학회의 직무유기를 논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대사 연구에서 일본 사학의 유산인 비교 사학이 비판받아야 한다면, 최소한 국보급 사학자이신 단재 신채호 선생의 조선상고사 정도는 소개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1993년, 초대형 베스트셀러였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작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허술한 이 소설을 보며, 같은 주제를 더 잘 다룰 수 있는 다른 작가에게 양도해보라고 진지하게 권해보고 싶습니다.

What do you think? Doesn’t it evoke the ambition and spirit worthy of producing a great literary work like Arirang by Jo Jung-rae? However, the reality of Kim Jin-myung’s latest work is, unfortunately, so disappointing that it is simply saddening.

Of course, if the statements above were all true and could be proven, it would indeed be an intriguing matter. It could also serve as a foundation for reevaluating Korea’s ancient history. However, after turning the last page, The Thousand-Year Forbidden Book felt as if I had been reading a martial arts novel—its narrative development and storytelling were exceedingly weak. Even worse, the novel lacked the key virtues of a martial arts novel: excitement and emotional impact. Instead, it felt like a faded rag that had been boiled in lukewarm lye.

If a decade of research and preparation has resulted in nothing more than this, then criticizing the academic establishment for negligence seems rather insufficient. If the comparative historiography inherited from Japanese historical studies deserves criticism in ancient history research, shouldn’t the novel at least have introduced The Ancient History of Joseon by the renowned historian Danjae Shin Chae-ho?

Considering how sloppy this novel is, it makes me wonder whether the author is truly the same person who wrote the 1993 mega-bestseller Mugunghwa Has Bloomed. Given the subject matter, I would seriously suggest that the story be handed over to another writer who could do it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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