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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September, 2009

Funny Games (1997)

  Funny Games (1997) Director: Michael Haneke 이유 없는 폭력 앞에서 저항조차 할 수 없이 당해야만 하는 공포… 그리고 폭력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기회도 없이 무력하게 스러져 가야 하는 현실. 선과 악의 대립 구도 속에서 결국 정의가 승리한다는 공식이 깊이 자리 잡고 있던 저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제시했던 작품이 바로 1997년작 Funny Games 입니다. 이 작품에 대한 마이클 하네케 감독의 애정은 상당했던 듯합니다. 그는 1997년 원작을 발표한 지 10년 만인 2007년에 미국 배우들을 기용하여 미국판 Funny Games 를 다시 연출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미국판을 먼저 보고 원작을 접하였는데, 같은 감독이 동일한 시나리오로 리메이크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동일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같은 배경, 같은 대사(물론…), 그리고 짐작컨대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완벽한 복제품을 만들어 낸 것 또한 감독의 의도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MDB나 CINE21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살펴보면, 관객들은 원작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2007년 미국판 Funny Games 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원작을 먼저 본 관객이라면 미국판에서 받는 충격의 강도가 다소 완화되었을 것이고, 지속적인 고통에 점차 둔감해지는 것처럼, 같은 두 작품을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비교해 보았을 때, 미국판의 배우들이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재미와 긴장감을 더욱 배가시켰다고 생각됩니다. Funny Games (1997) Director: Michael Haneke The horror of being unable to resist senseless violence… and the helpless reality of having to succumb before even having the chance to express anger ag...

대한민국 사용후기

  Author: J. Scott Bergeson 역자: 안종설 약 10년간 한국에서 거주하며 보고 느낀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을 담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예시를 제시하며 논리적으로 짚어 나간 그의 시선은, 이방인의 관점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스콧 버거슨의 대한민국 사용 후기 는 제가 평소 조국 대한민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여러 생각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고, 많은 부분에서 일치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유달리 친한 친구처럼 느껴집니다. (작가 약력을 보니 공교롭게도 저와 동갑이기도 하네요.) 다만, 책의 전반부에서 보여준 날카롭고 객관적인 통찰력이 후반부로 갈수록 주관적인 불만과 분노로 채워진 점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지금, 그에게 친구 하자며 이메일이라도 보내고 싶은 기분이 드는군요. Author: J. Scott Bergeson Translator: Ahn Jong-seol This book offers an insightful analysis of Koreans and Korean culture, based on the author's experiences and observations during his ten years of living in Korea. He presents numerous examples and logically examines them, sharply uncovering the darker aspects of Korea from the perspective of an outsider. J. Scott Bergeson’s A User’s Guide to Korea closely aligns with many of my own thoughts about my homeland, South Korea. The striking similarities in our perspectives make him feel like an unu...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1996)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1996) Director: 홍상수 몇 년전, 다소 생소한 제목을 가진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의 첫인상 또한 제목만큼이나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특별히 재미있다고 느껴지지도 않았고, 영화의 내용과는 별개로 왜 제목이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일까 하는 의문만이 남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 다시 이 작품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생소한 화면 구성과 거칠고 다소 촌스러운 대사와 연출에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이에 홍상수 감독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니, 프랑스의 많은 비평가들이 그의 작품에 열광하며, 프랑스에서 홍상수 특별전이 마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알게 모르게 스며드는 묘한 ‘밍밍함’이 있습니다. 흔히 프랑스 영화가 ‘밍밍함’으로 대표되곤 하는데, 그래서일까요? 프랑스 관객들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 일종의 동질감을 느꼈던 것일까요?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저는 나름대로 그의 영화를 해부해 보고자 개인적인 ‘홍상수 특별전’을 시작해 보려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다시 보면서도 여전히 '어줍잖다' 라는 단어가 계속해서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족 하나. 누군가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대한민국 리얼리즘 영상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영어 자막과 함께 감상해 보면, 한국어 특유의 맛깔난 대사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런 번역된 자막을 통해 외국 관객들이 감명을 받았다고 하니, 솔직히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잠시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렀지만, 리얼리즘 미학의 정점이라 평가받는 황석영의 대표작 장길산 을 떠올려 보면, 그 유려한 문체와 방대한 자료 조사에서 비롯된 탄탄한 서사, 그리고 작가의 상상력이 결합된 작품의 완성도는 대한민국 문학의 큰 성취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위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