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
은희경 지음
'새의 선물' 을 통해 접한 은희경 작가님은 제게 적지 않은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문장의 유려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 심리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날카로운 묘사는 ‘이분은 천재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작가님을 알게 된 것이 기쁘기도 하고, 이제는 골수팬이 되었음을 자랑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Through A Gift from a Bird, author Eun Hee-kyung left me deeply impressed. Her eloquent prose goes without saying, but it was her sharp and insightful depiction of human psychology that made me wonder, Could she be a genius?
On a personal level, I am truly delighted to have discovered such a remarkably talented writer. I can proudly say that I have become a devoted fan, without any hesitation.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에는 이쁘고 좋기만한 고운정과 귀찮지만 허물없는 미운정이 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제나 고운정으로 출발하지만, 미운정까지 들지않으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운정보다는 미운정이 훨씬 너그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확실한 사랑의 이유가 있는 고운정은 그 이유가 사라질때 함께 사라지지만 서로 부대끼는 사이에 조건없이 생기는 미운정은 그 보다는 훨씬 질긴 감정이다. 미운정이 더해져 고운정과 함께 감정의 양면을 모두 갖쳐야만 완전해지는게 사랑이다.
불행한 날에 행복한 지난날을 떠올리는 것은 이중의 고통이다. 운명적이었다고 생각해온 사랑이 흔한 해프닝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았을때 사람들은 당연히 사랑에 대한 냉소를 갖게된다. 그렇다면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을것이인가? 절대 그렇지않다. 사랑에 빠지는일이 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때문에 그들은 얼마든지 다시 사랑에 빠지며 자기삶을 바라볼수있는 거리유지의 감각과 신랄함을 갖고있기 때문에 집착없이 그 사랑에 열중할수가 있다. 사랑은 냉소에 의해 불붙여지며 그 냉소의 원인이 된 배신에 의해 완성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냉소적인 사람은 삶에 성실하다. 삶에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언제나 자기삶에 불평을 품으며 불성실하다.
상대가 나를 사랑할때 내가 행복해진다면 그것은 상대의 사랑을 잃을때 내가 불행해진다는것과 같은뜻임을 깨닫고 그 사랑이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한편 그것이 사라질때의 상실감에 대비해야만 하는것이다. 타인을 영원하고 유일한 사랑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며 이 세상에 그런 사랑은 있지도 않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삶이란 장난기와 악의로 차있다. 기쁨을 준 다음에는 그것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에서 그 기쁨을 도로 뺏어갈지도 모르고 또 기쁨을 준 만큼의 슬픔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너무 기쁨을 내색해서도 안된다. 그 기쁨에 완전히 취하는 것도 삶의 악의를 자극하는것이 된다.
누구의 삶에서도 기쁨과 슬픔은 거의 같은양으로 채워지는것이므로 이처럼 기쁜일이 있다는것은 이만큼의 슬픈일이 있다는 뜻임을 상기하자. 삶이란 언제나 양면적이다. 사랑을 받을때의 기쁨이 그 사랑을 잃을때의 슬픔을 의미하는 것이듯이… 그러니 상처받지않고 평정속에서 살아가려면 언제나 이면을 보고자하는 긴장을 잃어서는 안된다.
성숙한 어른이 슬퍼하는것보다는 철없는 아이의 슬픔은 더 마음을 아프게한다. 그러므로 철없는 사람은 마음껏 철없이 행동하면서도 슬픔에 닥치면 불공평하게도 더 많은 사랑과 배려를 받는것이다. 성숙한 사람은 으례 슬픔을 이겨낼수 있으리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그 같은 배려를 받지 못한다. 성숙한 사람은 언제나 손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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